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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같은 정비사업은 일반적인 부동산 개발보다 사업기간이 길고 사업비 대출과 이주비 등 금융비용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금리 변화가 사업성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2026년 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인상한 만큼 현재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향후 금리가 다시 낮아질 경우 정비사업의 사업성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지를 최근 공사비와 분양가 데이터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정비사업에서 금리가 중요한 이유

재건축과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 이주와 철거, 착공까지 여러 해가 걸리는 경우가 많아 사업비를 빌려 사용하는 기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2026년 7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전체 대출금리는 연 4.27%, 기업대출 금리는 연 4.20%로 집계됐는데, 정비사업 역시 조합의 신용도와 사업 단계, 보증 여부 등에 따라 상당한 금융비용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1,000억원의 차입금이 유지되는 사업장에서 실제 조달금리가 0.5%p 낮아진다고 단순 가정하면 연간 이자 부담이 약 5억원 줄어들기 때문에 사업기간이 길수록 누적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2. 금리 하락은 조합의 금융비용을 직접 낮춘다
금리가 하락할 때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사업비 대출과 추가 사업비 등에 들어가는 이자 부담 감소이며, 이는 정비사업 총사업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관리처분 이후 이주와 철거가 시작돼 실제 자금 투입 규모가 커지는 단계에서는 0.5~1.0%p 정도의 조달금리 차이도 수년간 누적되면 수십억원 이상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기준금리가 내려갔다고 조합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즉시 하락하는 것은 아니며 금융기관 가산금리와 시장금리, 조합의 사업성까지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실제로 2026년 7월 전체 은행 대출금리는 전월보다 0.04%p 낮아졌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0.12%p 상승한 4.48%를 기록해 기준금리와 실제 조달금리가 항상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금융비용 감소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비사업에서 조합원이 가장 민감하게 보는 부분은 결국 추가분담금인데, 총사업비가 줄어들면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는 전제에서 조합원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최근에는 금리보다 공사비 부담이 더욱 큰 변수로 부상했는데 서울 정비사업장의 평균 공사비는 2021년 3.3㎡당 578만원에서 2025년 890만원으로 약 54% 상승했고, 2026년 목동 주요 재건축 사업의 예정 공사비도 3.3㎡당 950만~990만원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실제로 2026년 7월에는 강남 주요 재건축 사업에서 같은 평형을 선택해도 수억원대 추가분담금이 예상되는 사례가 소개될 정도로 조합원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리 하락만으로 최근의 공사비 상승을 모두 상쇄하기는 어렵지만 금융비용이라도 낮아진다면 분담금 증가 속도를 완화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금리가 내려가면 사업 지연 위험도 일부 완화될 수 있다
정비사업은 사업이 늦어질수록 금융비용이 계속 쌓이기 때문에 금리가 높은 시기에는 일정 지연 자체가 사업성 악화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8월 서울시 자료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300가구 이상 정비사업장 336곳 가운데 실제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32곳에 불과했고,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 3년 이상 착공하지 못한 사업장도 12곳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사비 협상과 조합 내부 갈등, 이주비 문제까지 겹친 상황에서 금리가 내려가면 사업비 부담이 낮아져 시공사와 조합이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금리 하락은 단순히 이자를 몇억원 줄이는 효과를 넘어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금융비용이 다시 사업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5. 분양시장 회복까지 이어지면 정비사업 사업성은 더 좋아질 수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주택 구입자의 대출 부담도 완화될 가능성이 있어 분양시장과 기존 주택시장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정비사업에서는 일반분양 수입이 늘어날수록 조합원의 분담금 부담을 낮출 여지가 커집니다. HUG가 2026년 8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7월 말 기준 최근 1년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약 6,209만원으로 전월보다 0.71% 상승했고, 전국 평균은 약 2,05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의 2026년 6월 말 기준 평균 분양가는 3.3㎡당 6,165만원으로 1년 전 4,608만원보다 33.8% 높은 수준이어서 입지가 좋은 정비사업장은 높은 일반분양가가 사업성을 보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금리가 떨어지면서 정비사업 기대감까지 커지면 기존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먼저 상승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사업성 개선 효과뿐 아니라 이미 매매가격에 기대감이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6. 마무리|금리만 보고 정비사업을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정비사업 매물을 살펴보다 보면 금리가 내려간다는 뉴스가 나오면 재건축과 재개발이 모두 좋아질 것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사업성을 확인해 보면 금리보다 용적률, 기존 조합원 수, 일반분양 물량, 공사비와 매입가격이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2026년 9월 기준 서울 정비사업 평균 공사비가 과거보다 크게 올라 목동에서 3.3㎡당 1,000만원에 가까운 공사비가 제시되고 여의도 일부 사업장은 1,590만원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금리가 조금 내려가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비사업을 볼 때는 ‘금리가 얼마나 내려갈까’보다 총사업비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 예상 일반분양가, 조합원 분담금과 사업기간을 함께 계산해 보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비사업 투자 여부를 판단한다면 금리 하락은 사업성을 뒤집는 단 하나의 조건이라기보다 이미 사업성이 괜찮은 단지의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높여주는 플러스 요인으로 보는 접근이 가장 합리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