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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고 해서 임대인이 모든 경우에 무조건 계약을 연장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법에서 정한 거절 사유와 절차를 충족해야 하며, 특히 2026년에는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 뒤 다시 임대한 경우에 관한 대법원 판결까지 나온 만큼 임대인이라면 더욱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1. 계약갱신청구권은 2026년에 어떻게 적용될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을 1회 행사할 수 있고, 갱신되는 임대차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갱신요구는 원칙적으로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해야 하므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계약 만료일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6년 9월 보도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 분석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8만480건 가운데 갱신계약은 4만1145건으로 51.1%를 차지했습니다. 이 가운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거래는 2만1839건으로 전체 전세 거래의 27.1%였으며 전년 같은 기간 23.4%보다 3.7%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전셋값과 신규 임대물량 상황에 따라 기존 주택에서 계약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어 계약갱신 문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더욱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습니다.
2. 임대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9가지 조건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임대인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크게 9가지로 규정돼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임차인이 두 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연체한 사실이 있거나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임대인 동의 없이 주택을 전대한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주택을 파손한 경우가 해당합니다. 또한 임대인과 임차인이 합의하고 임대인이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주택이 멸실돼 임대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계약 당시 구체적으로 알린 철거·재건축 계획, 노후·훼손에 따른 안전 문제, 다른 법령에 따른 철거·재건축처럼 법에서 인정하는 사유로 주택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해야 하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여기에 임대인 본인이나 부모·자녀 등 직계존속·직계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와 임차인이 의무를 현저히 위반해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도 법정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실무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부분은 임대인 본인 또는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입니다. 단순히 임차인에게 “제가 들어가 살 예정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만으로 모든 경우에 실거주 의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대법원은 실제 거주 의사가 진정한지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임대인과 가족의 현재 주거 상황, 직장이나 학교 위치, 실거주 필요성이 생긴 과정, 기존 주택을 정리하거나 이사를 준비한 사실, 갱신거절 전후의 언행 등이 판단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2023년 대법원 판결에서는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이 임대인에게 있다고 명확히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한다면 통지만 해두기보다는 실제 이사계획과 관련된 객관적인 정황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4. 실거주한다고 내보낸 뒤 다시 임대하면 어떻게 될까?
2026년 9월 10일 대법원은 실거주를 이유로 임차인의 갱신요구를 거절한 후 갱신됐을 기간이 끝나기 전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사건에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려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고, 그 사정 때문에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이 인정돼야 합니다. 이러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사실 역시 임대인이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임대하면 법에서는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3개월분, 새 임차인과의 환산월차임 차액 2년분, 실제 발생한 손해액 가운데 큰 금액을 기준으로 손해배상액을 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면 단순히 다시 전세나 월세를 놓기보다 변경 사유와 불가피성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5. 집을 팔거나 임대료를 올리고 싶다는 이유로 거절할 수 있을까?

임대인이 집을 매도하고 싶다거나 주변 시세만큼 임대료를 새로 받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갱신된 계약의 차임이나 보증금 증액청구는 원칙적으로 약정한 금액의 20분의 1, 즉 5%를 초과할 수 없고 증액 후 1년 이내에는 다시 증액청구를 할 수 없습니다. 다만 주택을 매수한 사람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뒤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법에서 정한 기간과 요건을 충족한다면 실거주 사유로 갱신거절을 주장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습니다. 결국 ‘매매 자체’와 ‘새 임대인의 실제 거주’는 구분해서 판단해야 하며, 단순히 더 높은 전세금이나 월세를 받기 위해 기존 계약을 종료하는 방식은 주의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이미 갱신요구권을 사용했는지, 갱신요구 시기가 적법한지, 법정 거절 사유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각각 따져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6. 마무리|임대차 계약을 관리하면서 느끼는 점
실제로 임대차 계약을 관리하다 보면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을 때 임차인이 계속 거주할지, 임대인이 실거주하거나 매도할지에 따라 생각보다 다양한 상황이 생깁니다. 특히 계약갱신청구권은 “집주인이 원하면 거절할 수 있다”거나 반대로 “세입자가 요구하면 무조건 2년 더 살아야 한다”는 식으로 단순하게 판단하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갱신거절 사유가 발생했다면 문자나 구두 통보만으로 끝내기보다 계약서, 연체내역, 합의내용, 실거주 계획 등 관련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2026년 9월 대법원 판결에서도 실거주 이후 제3자에게 다시 임대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을 임대인에게 두고 있어 앞으로는 실거주 사유의 진정성과 사후 상황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마다 사실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애매한 상황이라면 임대차 만료 직전에 결정하기보다 미리 조건과 일정을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동산경제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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